전편: https://posty.pe/dw4acc 해리가 사다놓은 임신 물약을 드레이코가 발견한 것은 아주 우연이었다. 일이 늦거나 부득이하게 집에서까지 철야를 해야 할 때 자주 쓰는 침실 대용의 방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은 암묵적으로 해리의 공간이었기 때문에 드레이코조차도 웬만해서는 들어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가끔 샤워를 하다가 치약을 다 썼거나, 혹은...
본편: https://posty.pe/1is174 *프레드가 생존한 설정입니다. 내가 견딜 수 있는 만큼만 다가와주길. 아직도 가끔 시리우스가 꿈에 나오는 날이면 해리는 생각했다. 모든 것들이, 행복도 슬픔도 내가 견딜 수 있는 만큼만 다가와주길. 드레이코와의 계약은 순전히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프레드조차도 듣자마자 떡 벌어진 입을 다물 줄을 몰랐다. 무엇...
겨우살이 밑에선 반드시 마주본 남녀가 키스해야 한다는 호그와트 내의 이상한 정설은 흐르고 흘러 몇몇 연인들의 기념비적인 첫날이 되었고, 다잡지 못한 마음 둘이 맞닿는 기폭제가 되어주었다. 해리는 천장을 가득 수놓은 겨우살이를 보며 언젠가 자신도 저 아래서 수줍은 키스를 나눌 날이 올까 생각했다. 수줍은 키스라니, 정말 퍽이나 수줍겠다. 일그러진 표정을 굳이...
처음엔 어떤 식이었는지 알지 못했다. 세드릭은 처음으로 후플푸프의 정신에 오롯한 의심을 품었다. 만일 모든 것이 잘못된 상황이라면, 도무지 어디서부터 겉잡아야 할지 모를 시작이라면 과연 그러한 순간에도 옳은 성품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강직한 마음으로 믿을 수 있을까? 온화한 품으로 끌어안을 수 있을까? 정말로, 모든 것을? 어쩌면 말도 안 되는 주술에 걸...
이별의 이유는 다양하다. 사랑으로는 도저히 극복 못할 성격차이, 교제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치명적인 결점, 주변의 끊임없는 반대, 끓어오른 욕정조차 식게 만드는 뜻밖의 페티쉬 등등… 해리는 한 번도 그런 것들을 정의해보려고 한 적 없었다. 만일 드레이코와 자신 사이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어떤 문제가 있었더라면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게 무엇이 됐든...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믿어 의심치 않았던 평생의 신념을 후회하는 날이 온다. 부를 쫓았다면 부를, 사랑을 쫓았다면 사랑을, 세상을 쫓았다면 세상을. 그래서 믿음은 아주 얄팍한 것이라고 했다. 드레이코는 루시우스의 첫 면회를 갔던 날 그 스스로 얻었던 깨달음을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을 것임을 직감했다. 태어나 당연히 알고 자랐던 모든 것들에 대한 의심은 ...
*영화 '타이타닉' AU *마법은 없는 세계관입니다. 처음 드레이코가 그 배에 승선했을 때 느낀 것은 단 한 가지였다. 끝도 없이 저무는 노을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공허가 가득했다. 바다와 하늘, 거대한 자연 앞에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는 인간이란 몇 없다지만 드레이코는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은 '무상'이라기보다는 '무색'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모...
*드라마 '브리저튼' 1화에서 일부 설정을 차용했습니다. *프레드가 생존한 설정입니다. 예언자 일보에 대서특필될 수 있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등장하는 한 사람이 유명할 것. 둘째,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유명할 것. 포터 가와 말포이 가의 각각 대를 이을 마지막 두 청년이 유서 깊은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는 사실은 첫째와 둘째를 모두 충족하는 일이...
해리 포터와 세드릭 디고리가 결혼한다는 소식이 영국의 온 마법세계에 퍼지는 데에는 단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살아남은 소년이 평생의 반려로 계약한 이가 누군지에 대한 관심이 첫째, 그 이가 바로 트리위저드의 마지막 시합에서 볼드모트로부터 해리와 함께 탈출한 전설적인 후플푸프의 미남자라는 것이 둘째, 그 이후로 쭉 두 사람이 비밀 리에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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